獨슈투트가르트 포르쉐 본사 공장 르포

곳곳에 전통 계승 의지 엿보여
1948년 설립 당시 공장 지금까지 보존… 벽면엔 스포츠카 911의 사진과 글귀…

부품 입하서 車 생산까지 바코드 관리
주문 제작 시 부품 매번 다를 수 있어… 불필요한 부품 찍히면 생산라인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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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대표 모델인 스포츠카 911의 신형 모델.
"어느 때보다 더 포르쉐 911에 가깝게."

지난 12일(현지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 근교 주펜하우젠 지역. 건물 한쪽 벽면에 포르쉐의 스포츠카 911 사진과 함께 적혀 있는 이 글귀는 포르쉐의 전통성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포르쉐 광장(Porscheplatz)'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포르쉐 본사를 비롯해 공장, 전시관, 박물관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광장 주변에는 포르쉐 911, 카이맨, 카이엔, 파나메라 등 100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어 이곳이 포르쉐의 성지(聖地)라는 것을 증명한다.


슈투트가르트 공장 하루에 120대 스포츠카 생산

"포르쉐 911만 하더라도 주문제작할 수 있는 모델이 총 24개에 달해 생산효율을 위해서는 톱니바퀴처럼 모든 공정을 고객이 주문한 순서대로 차량을 생산하는 게 원칙입니다." 퀄릭 다니엘(31) 포르쉐 공장 투어가이드의 설명이다. 포르쉐 공장 입구에는 지난 1948년 포르쉐 설립 당시부터 사용되던 공장건물이 지금까지 보존돼 있다. 전통성을 이어나가려는 포르쉐의 뚝심을 엿볼 수 있었다.

포르쉐 슈투트가르트 공장은 총 3㏊(약 3만㎡) 규모로 본사건물과 주조립라인동, 엔진동, 가죽동 등 총 6개의 건물로 구성됐다. 총 8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포르쉐의 엔진과 함께 911, 박스터 등 스포츠카를 생산한다.

먼저 자동차의 심장과 같은 엔진을 생산하는 공장을 살펴봤다. 우선 공장 내부는 깨끗하고 높은 천장 덕분에 탁 트였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했다. '삐삐삐' 소리를 내면서 이동하는 무인 운송로봇이 분주히 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엔진 생산의 첫 단계인 이곳은 생산라인에 필요한 모든 부품이 쌓여 있는 부품창고다.

작업자는 주문서를 출력해 길을 따라가 빨간 불이 켜진 상자의 부품을 카트에 담기만 하면 된다. 이는 주문제작이 많은 포르쉐 공장의 특성상 작업자가 담는 부품이 매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을 단순화시켜 실수를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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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 포르쉐 본사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포르쉐 911을 조립하고 있다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바코드로 관리…"불량률 '0' 도전"

포르쉐 슈투트가르트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은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비롯해 차종 성격에 따라 설계되는 10개 정도다. 이들 엔진은 생산됨과 동시에 테스트를 위한 장소로 넘어간다.

생산된 엔진의 99%는 설비를 통한 품질점검인 콜드테스트를 받으며, 나머지 1%의 경우 엔진에 휘발유를 주입해 실제 엔진을 가동시켜본다. 그에 따라나오는 수치는 품질평가에 반영된다. 콜드테스트의 경우 엔진에 휘발유 대신 질소를 주입해 공기압, 회전수 등 품질평가를 한다. 테스트를 위해 엔진이 가동될 때 소리는 생각보다 조용하다. 하지만 모니터에는 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 테스트가 통과할 때 마다 모니터 속에는 녹색 점이 찍혀갔다. 약 2분30초간 총 150여개의 데이터값을 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포르쉐의 모든 공정은 바코드로 관리된다. 부품의 입하에서 출하, 조립 등 생산과 관련된 모든 사항이 바코드로 관리된다. 만약 필요하지 않은 부품이 도착할 경우 경고음이 울리면서 생산라인이 멈춰 선다. 결국 불량률이 '0'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포르쉐 스포츠카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총 118개의 공정이 필요하며 하루에 약 120대의 차량이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