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 위에 세운 교회

공부를 하든지 운동을 하든지, 그것을 끝까지 잘하려고 하면 무엇보다 기초를 튼튼히 해야만 한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공부도 끝까지 잘할 수 없고 운동도 끝까지 잘할 수 없다. 집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집을 아름답고 튼튼하게 지으려면 보이지 않는 기초를 튼튼히 해야만 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단단하고 아름다운 집을 마음껏 지을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교회, 건강한 교회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교회의 기초가 튼튼해야만 한다. 그 교회의 기초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시 말해서 교회를 무엇 위에 세우느냐에 따라서 교회 성숙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예수님도 지혜로운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다고 말씀하셨다. 반석 위에 세운 집과 모래 위에 세운 집이 있듯이 교회도 반석 위에 세운 교회와 모래 위에 세운 교회가 있다. 반석 위에 세운 교회는 세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모래 위에 세운 교회는 그렇지 않다. 세월이 좋을 때는 부흥하고 성장하는 듯하다가 세월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금세 그 영향을 받아 무너지고 쓰러지고 만다.

한국교회는 1970,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성장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정체기를 맞았고, 짧은 시간의 침체기를 거쳐 쇠퇴기에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우려할 만큼 교회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은 그 이유를 세상과 시류의 변화에서 찾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교회는 자연히 성장을 멈춘다는 식이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교회가 성장을 멈추는 시점이 국민소득 7천 불에서 만 불 사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가 성장을 멈추고 정체와 침체를 거듭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회의 기초가 약하다는 것이다. 기초가 약하기 때문에 조금만 바람이 불고 비가 와도 곧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세월을 탓하기 전에 교회는 그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정신을 차리고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도한다면, 부흥하고 성장하는 훌륭하고 튼튼한 교회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한국교회는 우리 교회가 모래 위에 세운 교회가 아닌가 반성해보고, 주(主)의 몸된 교회를 반석 위에 세우기 위해 수고하고 노력하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기초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질문하셨다. 제자들은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고 대답했다. 비슷한 대답이기는 했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그러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때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대답했다. 정답이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그 신앙고백을 칭찬하시며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란 이름의 뜻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반석’이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름을 생각하시면서 그와 같이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것은 베드로라는 사람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베드로의 베드로다운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것으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 반석’이란 베드로가 아니라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말한다.

교회의 기초는 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처럼 철저하고도 정확한 신앙고백 위에 세워져야만 한다. 교회의 구성원인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과 교회의 주(主)로 인정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으로 고백할 때, 그 교회는 반석 위에 세운 교회가 된다.

오늘날 많은 교인에게 이러한 분명한 신앙고백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교인에게 하나님은 실제로 저들의 주(主)가 아니시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주라고 고백하지만, 실제 저들의 삶에서 그 주인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있지만, 하나님은 실제로 저들 교회의 주인이 아니시다. 입으로는 하나님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목사와 장로 같은 사람들이 사사롭게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는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

교회가 가난하고 어려웠던 예전에는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가난하고 어려운 교회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교회의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좀처럼 교회의 주인이 되려고 하지 않았다.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한다는 것은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요즘 교회가 성장하고 부유해지면서부터 부쩍 교회의 주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크고 부유한 교회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십자가를 지겠다는 뜻이 아니라 면류관을 쓰겠다는 뜻이다.

교회가 성장하면서부터 오히려 교회는 약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교회가 성장하면서 하나님이 교회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사람이 교회의 주인이 되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주인이 되고, 돈과 명예와 세상적인 권력과 지위가 교회의 실제적인 기초가 되면서, 인간적인 방법과 정치적인 수단으로 교회를 좌지우지하는 풍조가 생겼고, 세상에는 이런 교회가 꽤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교회는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잠시 부흥하고 성장하는 것 같다가도 외우(外憂)와 내환(內患)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약해져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에클레시아 투 데우 : 교회란 무엇인가? – 김동호 크리스천 베이직" 중에서https://gp.godpeople.com/archives/93248